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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준 드론의 역할과 한국의 과제
드론칼럼

[전문가칼럼]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준 드론의 역할과 한국의 과제

박장환 기자
입력
사진 = 건국대학교, 항공드론혁신융합대학 사업단 박장환 교수
사진 = 건국대학교, 항공드론혁신융합대학 사업단 박장환 교수

[코리아드론매거진] 박장환 = 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 전술이 현대 전장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명확히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AI와 사이버 기술 등 신기술이 전쟁의 양상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변화는 전 세계 군사 전문가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겼으며, 한국도 이러한 변화 속에서 드론과 신기술을 활용한 전력 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과 신기술이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살펴보고, AI 기반 드론의 윤리적 문제와 한국이 미래 전쟁에서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드론 및 신기술 활용

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을 비롯한 다양한 신기술이 전장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우크라이나군은 상업용 드론을 개조해 정찰, 감시뿐만 아니라 수류탄 투하와 자폭 공격을 수행하는 데도 활용했다. 특히 DJI 드론과 같은 저비용의 상업용 드론을 효과적으로 전장에 도입하여, 상대적으로 약한 전력을 보완하며 큰 전술적 효과를 거두었다.

또한, AI 기술은 정보 수집과 분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우크라이나는 GIS Arta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포병 사격의 정확성을 높이고 목표물을 신속하게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 AI 기반의 자율 무기 시스템 역시 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Saker Scout 드론과 같은 자율 드론은 다양한 러시아군 목표물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공격했다.

 

2. 드론 운용의 한계와 전자전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의 잠재력만을 보여준 것이 아니다. 드론의 한계도 분명히 드러났다. 기상 조건은 드론 운용에 큰 영향을 미쳤다. 소형 드론은 바람, 비, 추위 등에 취약했으며, 배터리 성능이 낮아지는 추운 날씨에서는 특히 비행 시간이 줄어들었다. 이는 드론의 임무 수행에 큰 제한을 가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또한, 전자전(Electronic Warfare, EW)이 드론 운용의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러시아가 전자전 기술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의 드론을 무력화시켰다. 재밍(jamming) 기술을 사용해 드론의 통신을 차단하거나, 스푸핑(spoofing) 기술을 통해 GPS 신호를 조작함으로써 드론을 잘못된 위치로 유도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기술은 드론이 적의 통제 하에 들어가거나 제대로 된 임무 수행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중요한 위협 요소로 작용했다.

 

3. AI와 드론 윤리: 자율 무기의 윤리적 문제

드론 전력화와 함께 중요한 논의는 AI 기반 자율 무기 시스템의 윤리적 문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된 드론들이 대부분 인간의 통제 하에서 운용되었지만, AI가 적용된 자율 드론은 전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AI 기술은 드론이 인간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목표를 탐색하고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지만, 이는 전쟁 윤리적 측면에서 큰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정당한 전쟁 이론(Just War Theory, JWT)에 따르면 전쟁 중 적법성과 비례성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AI는 자율적으로 표적을 선택하고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의 도덕적 판단이 개입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책임 공백(accountability gap)이 생길 수 있으며, 잘못된 표적이 공격되었을 때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불명확해진다. 이는 특히 인간이 드론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루프 밖(out-of-the-loop)에 있을 때 심각한 문제가 된다.

또한, AI 자율 무기는 전쟁에서 인간의 생명을 저평가하고, 전쟁을 게임화하는 심리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전쟁의 도덕적 기준이 약화되고, 인간의 개입이 없는 기계적 판단에 의한 전쟁이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AI 기반 드론 기술의 발전은 윤리적 논의와 함께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4.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준 공중 방어 체계의 도전과 사이버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은 드론의 전술적 운용뿐만 아니라, 공중 방어 체계의 새로운 도전 과제도 부각시켰다. 특히 대량의 소형 드론이 군집으로 공격을 가하는 전술은 전통적인 방공 시스템에 막대한 부담을 주었다. 군집 드론(Swarm Drones)은 다수의 드론이 동시에 표적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적의 방공 시스템을 압도하고, 방어 비용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는 사이버 공간에서도 전쟁을 수행했다. 사이버 전쟁은 물리적 전투와 결합하여 전쟁 양상을 변화시켰다. 우크라이나는 IT Army라는 해커 집단을 조직해 러시아의 인터넷 인프라를 공격했고, 이는 정보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반면, 러시아는 예상보다 사이버 전쟁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으며, 이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공방이 전쟁의 중요한 양상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5. 한국이 배울 수 있는 교훈 및 적용 방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저비용 고효율 드론 전략과 전자전 및 사이버 전쟁 대응 기술의 중요성이다. 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상업용 소형 드론이 군사적으로 개조되어 실전에서 대규모로 활용된 점을 주목해야 한다. 상업용 드론을 빠르게 대량으로 전력화하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폭형 드론과 군집 드론 운용을 통한 적 방어망 무력화는 현대 전장에서 중요한 전술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한국은 전자전 대응 체계를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 재밍과 스푸핑에 대비한 안티-재밍 및 안티-스푸핑 기술을 개발하고, GPS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AI 기반 자율 항법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드론 방어 시스템과 함께 사이버 방어 체계를 강화하여 적의 드론과 사이버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층 방어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은 교훈은 현대 전장에서 드론의 중요성과 함께 그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한국은 이러한 교훈을 바탕으로 저비용 고효율의 드론 전력화를 추진하고, 자율성과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미래 전장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전자전과 사이버 전쟁 대응 기술을 강화함으로써 드론 전력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AI 기반 자율 드론의 윤리적 문제를 신중히 고려해, 인간의 도덕적 판단과 책임을 중시하는 전쟁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한국이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미래의 전쟁 환경에서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박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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