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새만금 잼버리 시설·역량 등 총체적 부실"…위법 40건·18명 적발
-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추진실태' 감사결과 발표
- 잼버리 파행 이유.. 모든 준비 단계가 부실했기 때문
- 추진역량 부족, 시설 부족, 현장대응 미숙, 부지 부적합
- 부적합 부지에 허위 개발계획... 文정부, 농지기금 1800억 들여 매립 강행
- 여가부 국장, 전북도 공무원 등 5명 징계, 4명 수사요청
- 여가부 김현숙 전 장관·이기순 차관은 인사자료 통보
- 조직위 구성에.. 여가부 퇴직 공무원 인선
- 잼버리 파행 이유..전라북도 ‘눈대중' 부지 확인과 여가부는 국무회의에 ‘허위보고’
- 전라북도, "잼버리 감사 결과 겸허히 수용"

[코리아드론매거진] 이지은 기자 = 2023년 8월 부안 새만금 잼버리대회가 파행으로 제대로 된 기간조차 채우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새만금 잼버리) 사태는 추진 주체의 역량 부족, 생활서비스·시설 준비 부족 및 부실 설치, 현장대응 미숙, 부적합 부지 선정 등 총체적 부실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10일 이 같은 내용의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추진실태에 관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새만금 세계잼버리 유치·준비·운영과 관련된 40건의 위법·부당 사항이 적발됐으며, 그 중 6건은 징계, 23건은 주의 등을 처분했다.

감사 결과,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준비·운영기구인 조직위, 주무부처이자 감독기관인 여가부, 유치 지방자치단체인 전북도 등 추진 주체의 역량이 전반적으로 부족했고 물자준비, 시설 설치, 부지 선정 등 행사준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태에서 폭염물자 등 야영에 필요한 생활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했고, 참가자 출입관리 등 현장 대응도 부실해 조기 퇴영 등이 발생했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대회 유치·준비 과정에서도 야영에 부적합한 장소를 부지로 선정한 후, 경사가 없고 배수시설 불량 등 배수가 잘 되지 않는 형태로 개발한 사실이 드러났다.
행사를 위한 조경, 위생, 통신 등 각종 시설도 미흡하게 설치했고, 준비상황 사전 점검·관리·보고 체계가 원활히 작동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각종 계약 비위와 외유성 출장 등 기강해이 사례까지 발생한 것으로 감사원은 확인했다.
이에 감사원은 새만금 잼버리 사태의 재발방지를 위해 대규모 국제행사의 실패를 막기 위한 매뉴얼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 냈다.
감사원은 "조직위는 2023년 상반기에 숙영, 전력, 통신(와이파이), 급수 등 각종 필수 시설을 지연 또는 부실하게 설치했고, 또한 폭염 대비 물품, 급식, 의료, 방제, 폐기물 처리, 화장실 청소 등 생활서비스 제공을 위한 물자, 인력 등을 부실하게 준비했다"며 "행사 기간 중 폭염경보에도 염분 지급을 미루고, 참가자 입·퇴영 기록도 제대로 하지 아니하는 등 현장대응도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또 "여가부에 시설 설치 일정을 실제보다 빠르게 보고하거나, 설치가 완료된 것처럼 허위 보고해 정부가 보완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원인을 제공했다"고 감사원은 덧붙였다.
감사원은 여가부에 대해서도 "조직위의 생활서비스 제공, 시설설치 등 준비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하고, 현장점검도 형식적으로 수행하고 국무회의에 시설 설치가 완료되었다고 허위 보고하여 정부 차원의 보완 대책을 마련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일실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감사원은 "전북도가 부지 매립이 필요한지 등 제반 여건 검토 없이 현장을 육안으로 둘러본 후 야영에 부적합한 장소를 후보지로 선정했고, 농림부는 농지관리기금의 사용은 농지조성 등과 직접 관련되는 용도로 제한돼 관광·레저용지인 잼버리 부지 매립에 기금을 투입할 수 없는데도 농지관리기금을 투입해 부지를 매립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감사결과를 토대로 시설설치, 계약관리 등의 담당 업무를 부실하게 처리한 여가부, 전북도에 주의를 요구하는 한편, 위법·부당행위자 18명(중복 3명 포함) 중 5명은 징계요구, 범죄혐의가 있는 4명은 수사요청(입찰방해 혐의 등), 2명은 수사참고자료 송부(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7명은 인사자료통보 등의 엄중 조치했다.
여가부장관에게는 시설설치 등 조직위의 준비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과 현장점검 등을 부실하게 수행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요구하는 한편, 국무회의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고한 김현숙 전 여가부 장관과 이기순 전 차관 등 3명에 대해서는 인사자료를 통보했다. 인사자료 통보는 감사원 감사내용을 향후 재취업, 포상 등을 위한 인사 자료로 활용하라는 의미다.
또 세계잼버리지원단 단장으로서 잼버리 관련 시설 설치가 지연된다는 보고를 받고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여가부 국장 1명에 대해 경징계 이상의 징계를 요구하고, 허위공문서를 작성한 1명에 대한 수사참고자료도 송부했다.
전북도지사에게는 개최 후보지 검토, 개최계획서 작성 등을 소홀히 한데 대해 주의를 요구하고, 급수대·화장실·샤워장 등의 시설 설치를 부실 관리하고 허위 보고한 3명에 대해 징계처분(정직)을 요구했다. 잼버리 개최계획서 작성에 관여한 전직 전북도 공무원 2명에 대한 인사자료도 통보했다. 또 전북도교육감에게는 참가자 수송을 위한 버스 임차용역 계약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하고 복귀한 전북도교육청 공무원 1명에 대해 징계처분(경징계 이상)을 요구했다.
이밖에 농림부장관에게는 기금을 용도 외로 사용하는 없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전북자치도만의 감사가 아니어서 결과에 따라 다양한 책임소재가 나뉠 수 있는 만큼, 전북이 책임질 수 있는 선에서 책임지겠다는 당초의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