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북구, ‘천사무료급식’ 혼밥 어르신 외로움도 해결…
두암동 전국천사무료급식소, '인기 짱' 노후 문제 대안 떠올라

[코리아드론매거진] 오명하 기자 = 모두에게 감사와 감동이 넘친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중간에 일하는 자원봉사자들도 모두가 ‘감사합니다’로 통한다. 어르신들 사이에도 서로를 기다리는 눈빛으로 반가운 인사가 빠지지 않는다.
9일 오전 10시 반, 우산근린공원 앞 광주 북구 전국천사무료급식소엔 식사를 기다리는 어르신들로 168석 자리가 이미 가득찼다. 먼저 식사를 하러 오신 어르신들이다. 나머지는 순서를 기다려 2차에 식사를 할 수 밖에 없다. 오늘은 재단에서 김세트를 선물로 드리는 날이라 더 붐빈다.
이곳에선 하루에 약 350여 명의 어르신이 즐거운 한 끼를 해결한다. 매주 월·수·금 3일씩 일년 내내 계속된다. 65세 이상으로 등록만 하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혜택을 보는 어르신만도 1년에 약 5만4000명, 헌신하는 자원봉사만도 약 2900명이다.
“집에서 못 먹어서가 아녀~, 이곳에 오면 옆 사람들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니 밥이 더 맛있어, 혼자 먹는 것보다 두 배는 더 맛있제~” 두암동에 거주한다는 최 모 할아버지(81세)의 소감이다.
물론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운 분들도 오신다. 그런 분들에게 영양 만점의 한 끼는 큰 도움이 될 터이다. 하지만 단순한 한 끼 식사 해결보다 여러 사람과 함께한다는 것이 더 큰 의미다. 바로 외로움 뛰어넘기다. 나이 들어 혼자 밥 먹는 적적함은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를 수 있다. 공동급식이 현대사회에서 고령 어르신들의 가장 큰 문제인 환과고독(鰥寡孤獨)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이곳은 급식소 앞에 휴식공간인 공원까지 겸비돼 있어 어르신 점심 휴식공간으로 안성마춤이다.
이곳 천사무료급식소 운영에 가장 열성을 가진 쪽은 바로 광주 북구청이다. 광주에서도 유달리 취약 계층이 많은 두암동, 우산동, 문화동, 각화동 일대 주민들의 삶의 질을 깊이 생각한 북구청은 민간 차원의 무료급식소를 수소문했다.
우여곡절 끝에 사단법인 한국나눔연맹과 손을 잡고 2017년부터 급식을 시작했으나 유행하던 코로나 때문에 공급이 끊겼다.
코로나가 끝날 무렵 해결책이 막막하던 문인 북구청장은 대구에 본사를 둔 한국나눔연맹을 찾아가 필요성을 역설하고 도움을 청했다. 어르신들의 행복을 찾아주기 위한 민간차원의 해법이 절실했다. 북구청이 하고 싶어도 선거법 때문에 급식을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정성에 감동한 안천웅 나눔연맹 사무총장은 문인 청장과 의형제를 맺고 힘 닿는데까지 도움을 주기로 했다. 문인 북구청장의 지역 어르신을 위한 열정과 진심이 결실을 맺었다. 그 결과 한국나눔연맹은 광주에서는 유일하게 북구 천사무료급식소를 직영하기로 합의하고 23년 1월부터 급식을 재개했다.
나눔연맹은 두암동 급식소를 전국에 10개 밖에 안되는 직영급식소로 지정해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급식소와 대기실을 나눔연맹이 직접 계약하고 운영하며 근무 인력도 자체 감당키로 했다. 식자재 등을 포함하면 나눔연맹이 북구 천사급식소에 투입하는 재원이 한 달에 약 1억 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나눔연맹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23년부터 북구 어르신을 위해 수차례 물품을 후원하고 효 콘서트를 비롯, 생신잔치, 다문화가족여름캠프, 도시락 배달 사업 등을 아끼지 않고 있다. 북구청과 나눔연맹의 의형제애가 천사무료급식소에서 익어가고 있다.
이렇게 북구 전국천사무료급식소가 정상 가동된데는 주위의 따뜻한 배려와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북구여성단체협의회와 새마을회, 바르게살기, 자유총연맹 등 수많은 봉사단체가 선 뜻 힘을 합했다. 급식이 있는 날 20~30 여명씩 조를 편성해 무한 봉사한다. 두암동 일대를 지역구로 둔 최기영 북구의원은 회기가 있는 경우를 빼고 언제나 이곳에서 배식 봉사에 동참하고 있다. 최 의원은 1백회가 넘는 헌혈을 하며 헌혈홍보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자타가 공인한 봉사활동가이다.
특별한 일 없으면 한 달에 한번은 배식봉사에 동참하고 있는 문인 광주북구청장은 “무료 공동급식이 홀로계신 오르신들에게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젊든 나이 들었든, 있든 없든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사회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약속했다.